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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스터디 내용 보다, 이번 스터디 운영에 관해 개인적인 느낀 점 부터 말하고 싶다. 사실 우리는 세 명이 모두 전공 혹은 복수전공이 모두 달랐기 때문에, 각자의 전공분야와 관련된 주제를 하나씩 돌아가면서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이번주엔 나의 전공분야인 과학과 관련하여 스터디를 하기로 했고, 마침 나는 우주에 관심이 있었고 흥미가 갔기에 우주에 대한 것으로 주제를 잡고 싶어 했다. 하지만 나는 교양으로 과학을 접한 기회가 매우 적어서 난감했는데, 그때 인지가 이 책을 추천해준 덕분에 이 주제로 스터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내가 이 책을 많이 읽지 못해서 이 스터디를 이끌거나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하게 되었고 ㅠㅠ 결국 우주얘기는 진짜 저 우주 너머로 가게 되었다……★ 그것이 정말 너무 안타깝다. 따라서 이번에는 스터디 내용과 관련한 것과 내용 외적으로 느낀 점 모두를 써볼까 한다.

 

  밤하늘은 왜 어두울까? 밤이 되면 해가 지기 때문에 그 자리를 대신해 달과 별이 환하게 지구를 비추고, 나머지 부분은 까만, 그런 밤하늘을 평생동안 보고 왔기 때문에 처음에 이 질문은 뒤통수를 맞은 듯 했다. 작년 2학기 때 현대천문학개론을 들으면서 교수님이 던지신 질문인데, 우주는 광활하고, 태양과 같은 별이 수없이 많이 모여 은하를 이루고, 그 은하가 수없이 많이 모여 우주를 구성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이 세상엔 별이 엄청 많은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보고 있는 별도 사실은 지금의 별이 아니라 과거의 빛, 즉, 별빛이 지구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만큼 과거의 빛인데, 그렇게 따지면 결국 우주에 있는 모든 별빛이 언젠가 결국엔 지구에 도달하여 밤하늘을 아주 밝게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 듣고 보니 그랬다. 진짜 왜 안 그러지? 교수님은 바로 답을 알려주시지 않고, 우리에게 직접 찾아보라며 숙제로 내주셨다. 궁금해서 못 참았던 나는 바로 얼른 찾아보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답은 천문학자가 찾은 것이 아닌, 시인이 말한 것이다. 그리고 이 내용은 『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도 나온다. 시인이자 아마추어 천문학자인 에드가 앨런 포가 쓴 시에 그 해답이 나온다. 그리고 이 답은 재미를 위해 나도 여기에 직접 적지 않고, 남겨두도록 하겠다. ;)

 

  오늘 페이스북을 하다가 ‘8살짜리 딸의 제안으로 암 치료 항생제 발견’이라는 기사를 보았다(http://www.insight.co.kr/view.php?ArtNo=13642). 암 연구원 부부가 8살 난 딸한테 “너라면 암을 어떻게 치료하겠니?”라고 물어보았는데, 딸이 감기에 항생제를 쓰듯, 암에도 그 약을 쓰면 되지 않겠냐고 답한 것을 듣고 항생제를 가지고 연구를 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이 기사와 천문학계의 역설을 푼 시인의 에피소드를 보면, 어쩌면 우리는 문제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아는 것이 너무 많을 때는 그것에 갇혀 기본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초심으로 돌아가기. 그것은 정말 어렵고도 특별한 것이다. 그리고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고 무시하는 마음은 가져선 안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히 알고 보면 나도 그 분야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것도 아닌데, ‘좀 더’ 안다고 해서 절대 거만해지지 말아야지. 초심자를 존중해줘야지 ㅠㅠ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내가 선생님이라고 내가 무조건 옳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지. 그리고 역시 사람들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 정말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그 능력을 자신이든 남이든 발견하느냐 마느냐가 인생을 좌우하는 듯하다.

 

  관련 전문가가 아닌 다른 곳에서 문제가 풀린 경우는, 천문학계에 또 있다. 게다가 이것은 천문학계 역사상 매우 중요하고 큰 발견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의 발견이다. 미국의 전파 천문학자 아노 앨런 펜지어스와 로버트 우드로 윌슨은 새로운 종류의 안테나에 대해서 연구하던 중에, 모든 가능성이 있는 잡음의 원인을 제거한 후에도, 하늘의 모든 방향에서 오는 설명할 수 없는 잡음을 발견했다(참조:위키백과-로버트 우드로 윌슨, http://ko.wikipedia.org/wiki/%EB%A1%9C%EB%B2%84%ED%8A%B8_%EC%9A%B0%EB%93%9C%EB%A1%9C_%EC%9C%8C%EC%8A%A8). 그래서 근처에 있던 프린스턴 대학교의 천체물리학자를 초대해 이야기를 나눈 결과, 그것이 ‘우주 최초의 빛’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발견으로 인해, 이전에 정상우주론과 빅뱅우주론으로 나뉘어 경쟁을 하던 천문학계는, 빅뱅우주론으로 크게 기울게 된다. 마이크로파 우주배경복사와 빅뱅우주론의 관계가 어떤지 자세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우주배경복사에 대한 얘기는 다음 스터디 때 말로 대강이나마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 기회가 된다면 더 재밌는 얘기들을 해주고 싶다.

 

(참고 : 위키백과-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http://ko.wikipedia.org/wiki/%EC%9A%B0%EC%A3%BC_%EB%A7%88%EC%9D%B4%ED%81%AC%EB%A1%9C%ED%8C%8C_%EB%B0%B0%EA%B2%BD / 올버스의 역설, https://johnhchang.wordpress.com/2014/09/07/%EC%98%AC%EB%B2%84%EC%8A%A4%EC%9D%98-%EC%97%AD%EC%84%A4-olbers-paradox-%EB%B0%A4-%ED%95%98%EB%8A%98%EC%9D%80-%EC%99%9C-%EC%96%B4%EB%91%90%EC%9A%B8%EA%B9%8C/ )

 

  글을 쓰다보니까, 학교 과학시간에도 이렇게 흥미롭고 재밌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는 수업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니까, 뭔가 딱딱한 이론들만 바로바로 배우는 것이 아닌, 이야기로 배우는 과학이랄까. 먼저 궁금할 만한 상황이나 질문을 주고, 그것에 대해 혼자 생각하고 탐구해볼 시간도 주고, 그 뒤에 이론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함께 그 이론에 대해 배우고 맨 처음 궁금증을 가졌던 것을 푸는데 적용시키는 것이다. 앞으로 두 달 뒤면 교생실습을 나가는데, 그때 한번 이런 수업을 계획하여 해봐야겠다.

 

  마지막으로, 정말, 이 흥미진진한 내용을 제대로 스터디에 접목시키지 못한 내 부족함에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느끼며, 함께하는 스터디원인 인지와 소현이에게 정말 미안함을 느낀다. ㅠㅠ 따라서 기회가 될 때마다 이 관련 주제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을 접하게 되거나, 괜찮은 컨텐츠를 알게 된다면 꼭 공유하여 이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

 

  아쉬웠던, 그러나 깨달음이 있었던 스터디의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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